폐경 후 10년 이내에 호르몬 요법 시작 최대 효과

과명 : 산부인과 / 교수명 : 조문경

폐경 후 10년 이내에 호르몬 요법 시작 최대 효과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는 물론 대장직장암 발생률도 감소


 여성은 40세를 전후로 하여 난소 기능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여, 평균 50세 무렵에 난소의 기능이 소실되어 영구적으로 월경이 중단되는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폐경 전·후로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 시기의 여성들 중 상당수는 생리 불순, 안면 홍조, 발한, 심계항진, 불면, 전신 통증, 기분 변화, 질 소양증 등의 증상을 경험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일상 생활에 상당한 정도의 지장을 받게 된다.

 폐경 증상을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폐경호르몬요법, 즉 여성호르몬제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2002년에 폐경호르몬요법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혈전색전증, 유방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많은 폐경 여성들이 폐경호르몬요법을 중단하였고, 현재까지도 많은 폐경 여성들이 폐경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을 꺼리면서 불편한 증상들을 최대한 참아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폐경호르몬요법은 알려진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 폐경호르몬요법과 관련된 후속 연구들의 결과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많이 다르다. 후속 연구들에서는 폐경이 되고 아직 10년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부터 폐경호르몬요법을 시작하였다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002년 NIH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했던 것은 폐경 후 10~20년이 지난 여성들을 대상으로 폐경호르몬요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은 폐경 여성과 젊은 폐경 여성의 심혈관 상태는 다르다.

 나이가 많이 들면 대부분 동맥경화가 조금씩 있기 때문에, 폐경 후 10년 이상이 지난 상태에서 폐경호르몬제를 투여하면 동맥 경화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폐경 후 10년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부터 폐경호르몬요법을 시작하였다면 뇌졸중의 위험도 증가하지 않는다. 폐경 후 10년 이내는 혈전색전증 측면에서도 보다 안전한 시기이다. 65세 이전의 여성에서는 혈전색전증의 발생률이 매우 낮으며, 특히 아시아 여성에서의 혈전색전증의 발생률은 서양인의 1/4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이 폐경 직후 호르몬요법을 시작했을 때 폐경호르몬요법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혈전색전증의 수는 매해 만명당 한 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혈전색전증의 발생을 염려하는 여성이라면 경피로 투여하는 폐경호르몬제제를 사용하면 더 안전하게 폐경호르몬요법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폐경 후 10년 이내가 폐경호르몬요법을 시작하기에 가장 안전하며,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기이다.

 유방암의 위험도는 폐경호르몬요법을 시작한 시기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 자궁이 없는 경우 폐경호르몬요법을 할 때 여성호르몬만 사용하는데, 이 경우에는 복용 후 7년 까지도 유방암의 위험도는 증가하지 않는다. 자궁이 있는 여성에서는 폐경호르몬요법을 할 때 여성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을 같이 투여하는데, 이 때 어떤 황체호르몬제제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유방암의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유방에 안전한 황체호르몬을 사용한다면 폐경호르몬제의 복용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장기화 된다 하더라도 유방암의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되었다. 또한 한국 여성 35만 616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폐경호르몬요법을 한 집단이 폐경호르몬요법을 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방암 발생 확률이 11%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 폐경호르몬요법은 폐경 증상을 조절해 주는 것 이외에도 골다공증을 예방 및 치료하는 효과, 대장직장암의 발생률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폐경호르몬제의 복용기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폐경 후 10년 이내에 복용을 시작했다면 60세나 65세가 되었다고 투약을 중단할 필요는 없으며, 폐경 증상이 지속된다거나 폐경호르몬요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또는 골절의 위험이 증가되어 있는 폐경여성이라면 65세 이후에도 투약을 지속할 수 있다. 단, 60~65세 이후에 복용을 지속할 때에는 새롭게 진단된 내과적인 질환이 있는지를 매해 확인해야 하며, 호르몬 제제의 용량을 낮추거나 더 안전한 경피제제로의 변경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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